장난으로

장난으로 올린 글에 이렇게 반응이 클 줄은 몰랐다. ‘혼자서 새치 뽑기 넘나 힘든 것… 저랑 품앗이 하실 분ㅋㅋㅋㅋㅋ’ 쪽지가 왔다, 그것도 많이!

그렇게 시작된 ‘새치OUT’ 모임이 벌써 6회째다. 오늘은 욤욤님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정시에 도착한 회원님들은 정중히 인사를 나눈다. 뮤직부장이 블루투스 스피커에 인도풍 명상 음악을 틀고, 아로마부장은 라벤더 오일 램프를 켠다. 오늘의 짝을 정하는 사다리를 탄 뒤, 뽑힘러들은 테이블에 엎드리기도 하고 소파에 눕기도 한다. 뽑음러들은 주섬주섬 장비를 꺼낸다. 손수건에 그루밍 용품의 명가 ‘카이’ 족집게와 미니 가위가 싸여 있다.

시시한 잡담들을 나직하게 나누며 작업에 빠져드노라면, 우리 로고가 새겨진 검은 손수건 위에 새하얀 새치들이 소복소복 쌓인다. 흐뭇한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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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우두커니 창 밖을 보고 있는 너의 뒷모습. 괜히 촐싹맞게 오버한 톤으로 이름을 불러 봤다. 귀를 꼼지락, 하지만 돌아보지 않는다. 너의 작은 머리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너무 궁금해.

단 하루만 네가 되어 세상을 살아보고 싶다. 우리 집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뭘 제일로 먹고 싶을까? 가장 그리운 건 뭘까? 지금 이 좋은 음악이 너한테도 좋게 들릴까? 나와 함께 사는 게 행복할까?

더 잘해줄 수 있는데. 네가 언제 떠날지 몰라 조바심은 무럭무럭 차오른다. 그만 우왁 하고 너를 안아 버렸다.